[팩트신문 = 이상혁 기자]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갑자기 나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얼굴들이 명함을 들고 나타나 고개를 숙이게 된다. 지역에서 무엇을 했는지, 어떤 책임을 져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듯하다. 선거철이 되면 누구나 “주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 말이 선거가 끝난 뒤에도 이어진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 장면은 이미 계속하여 반복되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후보를 뽑아놓고, 임기 내내 무능을 지켜본 뒤, 다음 선거에서 분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그 분노는 늘 늦다. 선거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걸러졌어야 할 인물을 통과시킨 순간 이미 실패한 것이다.
지방선거는 체면을 세워주는 자리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지역 예산을 다루고 행정을 결정한다. 주민의 생활과 직결된 권한을 가진 자리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후보들은 실적 대신 이미지로, 정책 대신 구호로 유권자 앞에 선다. 선거판에만 익숙한 사람일수록 책임은 흐릿해진다.
정치에 진입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요구돼야 할것은 말이 아니라 기록이다. 선거 전까지 지역 문제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져왔는지, 공적인 영역에서 무엇을 남겼는지가 기준이 돼야 한다. 선거 기간의 활동은 누구나 연출할 수 있지만, 지난 시간은 조작할 수 없다.
공약 역시 마찬가지다. 듣기 좋은 말은 넘쳐나지만, 실행 구조가 없는 약속은 허공에 흩어진다. 구체적인 계획도, 재원도, 책임 주체도 없는 공약은 정치적 수사일뿐 행정이 아니다. 그런 말을 반복해온 후보를 또다시 선택하는 것은 기대가 아니라 방치라고 볼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이다. 의욕과 명분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자리는 없다. 준비되지 않은 당선자는 개인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과 주민에게 돌아온다.
선거 때만 얼굴 들이밀며 도움을 요청하는 후보, 당선 이후의 책임에 대해 말하지 않는 후보는 이번만큼은 분명히 걸러내야 한다. 다시는 선거판 주변을 서성이지 못하게 만드는것, 그것이 유권자가 행사할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정치적 판단이다.
6월 3일은 후보를 평가하는 날이 아니다. 유권자가 스스로의 선택을 증명하는 날이다. 또다시 뽑아놓고 욕하는 선거를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기록과 사실로 판단하는 선거로 나아갈 것인지는 투표용지 앞에서 결정된다.
말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 약속이 아니라 책임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의 수준이 곧 지역의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