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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설

[기고] 심학봉 전 구미중소기업협의회 경제고문

- 다시 구미의 길을 생각하다

[팩트신문 = 이상혁 기자]

공단이 살아야 구미가 산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우리의 처절한 외침이요 반드시 가야 할 목표이다. 그런데 지금 공단은 거꾸로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공단의 활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살펴보자. 먼저, 공단의 투자 확대는 삼성 등의 기존 제품의 수요가 안정화되어 제한적이다. 다음으로, 기업의 신사업 투자가 소극적이다. 수도권에 우수한 인력이 집중된 상황에서 추풍령 이남인 구미공단의 신규 투자는 전략적 선택지가 아니다. 일례로 삼성이 2008년에 삼성연구소를 구미에 건립하려다 취소한 이유도 궁극적으로 인력 문제이다. 여기에 KTX역이 없는 교통인프라는 치명적이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창업기업이 거의 없다. 창업기업이 시제품을 스스로 제조하고, 검증하고, 양산하는 것은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도록 산업생태계를 더욱 조밀하게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치열하게 지속 가능한 새로운 성장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구미에는 마이스터고등학교가 2곳이 있고, 대학도 3곳이 있다. 풍부한 물과 전력 그리고 전후방산업이 조밀하게 포진하고 있다. 여기에 대구경북 신공항의 개항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새로운 신산업 발전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바로 1공단에 ‘시제품제조단지(특구)’를 조성해 구미가 대한민국 제조업의 거점 도시로 재탄생하도록 한다.

‘시제품제조단지(특구)’의 메카니즘은 가령 수도권에 있는 우수한 창업자(의뢰자)가 연구기획서를 특구에 보안망으로 전송하면 창업자(의뢰자)가 원하는 만큼의 시제품을 국가가 저렴하게 제조해 준다. 즉 창업은 수도권에서 하더라도 시제품 제조는 구미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수도권의 기술창업 기업의 고민은 ‘누가 시제품을 만들어 줄 수 있는가’이다. 현재 많은 기업이 중국을 활용하고 있으나 중국의 국가 전략상 국내 기업들이 제때 시제품을 공급받지 못해 양산에 차질이 많다. 이제는 국내에서 고부가가치 시제품을 만들고, 제품의 핵심 내용을 블랙박스화하여 기술 유출을 방지하고 창업 생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구미 특구가 창업자의 공간 확보와 제작 설비 부담 등을 지원하고, 평가기관, 인증기관, 실증단지 등을 주변에 구축해 검증한다. 검증된 제품을 (1-5)공단에서 양산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확산하면 공단이 다품종 고부가가치 업종으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중앙정부의 시제품 제조 지원은 WTO 규정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구미 특구의 성장단계는 초기에는 ICT로 시작하여 점차 “산업별(의료기기, 바이오, 헬스, 뷰티 등)로 확대해 나간다. 중앙정부가 1공단의 특정 면적을 특구로 지정하고 5개년 계획에 따라 조성해 나간다. 대덕연구개발단지(특구)처럼 대규모로 투자해 공단의 생태계를 완전히 바꾸는 작업이다. 아울러 대덕특구처럼 특별법을 제정해 지원한다. 현재 대덕특구에는 70여개의 정부출연연구기관, 2000여개의 벤처기업, 20여개의 대학 등이 밀집된 명실상부한 두뇌 집단지이다.

구미 공단의 문제는 현재의 조치로는 내리막길에서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거대한 도전은 때로는 두려움을 가져오지만, 극복되지 않았던 도전은 역사에 없다. 깊은 통찰력으로 생각하고, 치밀한 기획력으로 실행안을 만들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면 불가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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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

기본과 상식에서 벗어나면 전부 거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