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신문 = 이상혁 기자]
구미시의회가 시민들로부터 또다시 깊은 불신과 분노를 자초했다. 12월 4일부터 10일까지는 구미시의 가장 중요한 회기 중 하나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 기간이다. 2026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을 심사하는 중차대한 시간이며, 12월 11일 열릴 제2차 본회의에서는 모든 안건과 예산을 처리하게 된다. 그야말로 “구미 1년의 방향”이 결정되는 시기다.
그런데 바로 이 기간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12월 5일 14시, 국민의힘 구미시갑 당원협의회가 당원연수를 개최했고, 회기 중임에도 시의회 의장을 포함한 갑지역 시의원들이 아무렇지 않게 의원 자리를 비우고 당사 행사장으로 향한 것이다.

예결위가 열리는 시간, 시민의 세금과 삶을 논해야할 그 순간에 시의원들이 당원연수장에 줄지어 들어가는 모습은 그 자체가 ‘시민 부재(不在)의 정치’였다. 더 기가 막힌 점은, 어디선가 비판 여론을 들은 듯 시의원들이 다시 부랴부랴 구미시의회로 핸들을 돌려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시민 앞에서의 공식적 책임보다 ‘여론 눈치보기’가 먼저였음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불과 한 달여 전에도 구미시의회 의장이 회기 중 해외여행을 떠나 논란을 일으킨바 있다. 그때 많은 시민들은 “설마 다음엔 이러지 않겠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구미시의회는 그런 시민들의 최소한의 기대마저 또 한번 짓밟았다. 시의원들의 행동은 실수도, 착오도 아니다. 반복되는 일탈이며, 시민을 완전히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이다. 시민들은 구미시의회의 이런 태도에 다시 한 번 실망했고, 이번에는 실망을 넘어 분노가 들끓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30분, 구자근 국회의원(경북도당위원장) 사무실 앞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외국인 지원조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영하 5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여 목소리를 냈지만, 정작 그들을 대화해야할 당사직원과 도의원은 단 한명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사무실 인원들 역시 대화할 의지도, 대응할 자세도 없이 문을 걸어 잠근 채 '같은 당 소속 시민단체 회원'들을 추위 속에 방치해두었다. 시민은 밖에서 떨고 있는데, 사무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곳곳에서 심상치 않은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구미시의회의 일탈은 가장 위험하다.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이 여전히 시민을 얕보고 있기 때문이다. 회기 중 당원연수, 회기 중 해외여행, 시민 앞에서의 책임 방기. 지금까지의 구미시의회는 시민이 아니라 ‘자기 편 행사’, ‘자기 일정’, ‘자기 정치’를 우선해왔다. 그러나 시민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