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신문 = 이상혁 기자]
구미시가 주최한 2024 구미라면축제가 '성공적'이었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필자도 구미시민으로서 제대로된 축제하나 없었던 도시에 희망과 같은 좋은소식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약 17만 명의 방문객 중 48%가 외지인이었다는 통신사 조사 결과와 더불어, 15억 원 규모의 지역 소비 창출, 대중교통 이용률 40% 증가라는 수치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발표는 한걸음 뒤에서 냉철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과연 이 숫자들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숨기고 있는가. 성공한 라면축제라며 30만명 이상의 축제 참여자가 있었다는 당시 시의 보도자료도 부풀려진것임이 드러났고, 필자가 입수한 KT제공 빅데이터엔 인원수로 표기된 내용은 없고, 필요한 부분만 갖다쓴 %가 전부였다.
첫째, 48% 외지인 방문, 진실인가 과장인가?
통신사 조사에 따르면, 17만 방문객 중 약 8만 명이 외지인으로 분류되었다. 이 수치는 축제의 전국적 인지도를 입증하는 데이터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구체적인 산출 과정이 누락돼 있다. '통신사 조사'라는 모호한 출처가 제시되었을뿐, 조사 표본과 방법론은 공개되지 않았다.
외지인으로 분류된 사람들이 단순히 축제장을 스치고 가버린 통행인인지, 구미역을 통과하는 상하행선 300회에 가까운 기차에 타고있던 사람들까지 포함된 것인지, 실제로 축제 참여로 지역 경제에 기여했는지는 미지수이다. 이는 시민들을 '숫자로 현혹하려는' 기획 의도가 아니었는지 의심을 품게 한다.
둘째, 지역 소비 15억 원, 누구를 위한 소비인가?
3일 동안 15억 원의 소비가 창출됐다는 발표는 얼핏 보기에는 성공적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맹점이 존재한다. 해당 금액이 어디서 발생했는지, 또 지역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간 비율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축제장과 인근 상권이 아닌 최대의 수혜자인 농심이나 외부 대행사의 이익으로 흘러갔다면, 이 수치는 구미 시민들의 자부심으로 보기 어렵다.
셋째, 환경과 안전, 그늘은 없었나?
운영 결과 보고에서는 '안전한 축제 운영'과 '친환경 축제'라는 키워드가 강조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축제 기간 동안 쓰레기 처리 문제와 일부 안전관리 미흡 사례가 지역 언론에서도 지적이 되었다.
'친환경'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인정한다. 그러나 플라스틱 쓰레기와 일회용 용기 사용이 여전히 대부분이었다는 점에서, 이 역시 '그린워싱'으로 보일 여지가 있다.
넷째, 빅데이터의 '화려한 포장'
축제 성과를 발표한 KT 빅데이터팀은 대중교통 이용률이 전주 대비 40%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는 축제외 요소인 주말과 월말이 겹치는 통상적 교통량 증가 요인을 배제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데이터를 해석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의도적 선택이 이루어진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수 없다. 개인정보법의 위반요소 그리고 인원수가 아닌 %를 이용해 시민들의 무지를 이용하여 축제의 성공요인만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일수 있다.
다섯째, 자발적 기부와 홍보용 이벤트의 경계
축제 참여 셰프들이 모은 320만 원과 이수제철판왕돈까스의 200만원 기부는 분명 칭찬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를 축제 성과의 일환으로 포장하는 것은 과한 해석으로 보인다. 개인이나 업체의 선의를 축제의 '성과'로 엮어 홍보하는 태도는 시민들의 눈높이를 무시하는 행위일수 있다.
시민을 존중하는 축제인가, 포장된 축제인가?
구미라면축제가 지역 축제만이 아닌 전국적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성공의 외피에 가려진 허점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문제이다.
구미시는 단순한 수치만 다룰것이 아니라, 투명하고 시민들이 상식적으로 공감할수 있어야 하는, 구체적인 성과 분석을 공개해야 한다. 축제의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갔는지, 환경과 안전 문제는 없었는지, 그리고 시민의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소상히 밝혀야만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라는 말을 진정으로 실현할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구미라면축제는 자축이 아닌 성찰의 지점이어야 한다. "지역의 경쟁력 강화"는 화려한 수사가 아닌 실질적 개선과 투명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