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수)

  • 흐림동두천 9.7℃
  • 구름많음강릉 17.2℃
  • 흐림서울 11.0℃
  • 구름많음대전 13.7℃
  • 맑음대구 18.9℃
  • 구름많음울산 18.6℃
  • 맑음광주 17.4℃
  • 흐림부산 15.9℃
  • 구름많음고창 14.8℃
  • 흐림제주 13.8℃
  • 흐림강화 6.4℃
  • 구름많음보은 13.8℃
  • 구름조금금산 14.8℃
  • 흐림강진군 15.8℃
  • 구름조금경주시 19.3℃
  • 구름많음거제 14.6℃
기상청 제공

경북/종합

대경선 타고 왜관에서 만난 30년 호떡 달인

150명 제자 키운 웰빙왕호떡 차태일, 월 매출 2천 비결은?

[팩트신문 = 이상혁 기자]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부대 후문 길.

기름 냄새가 퍼지는 왕복 2차선 도로변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다.

 

기다림의 끝에는‘웰빙왕호떡’이 있다. 그리고 그 철판 앞에는 30년 세월을 버틴 사내, 차태일(61) 사장이 서 있다.

 

그의 시작은 호떡이 아니었다. IMF 이전, 그는 철강 사업을 운영했다. 그러나 어음 38억 원이 부도나며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돈도 잃고, 사람도 떠나고... 바람처럼 떠돌았죠.”

그러던 길 위에서 호떡을 만났다.

철판 위에서 부풀어오르는 반죽처럼, 차 사장은 호떡 한 장으로 다시 일어섰다.

 

현재 그는 전국 150명의 제자를 둔 호떡 달인이다.

대구, 대전, 울산, 강원도 양구, 전주 등 전국에서 150명이 그의 제자가 됐다.

 

“돈만 냈다고 제자가 되는 게 아니지요. 내 가락이 나올 때까지, 내 손맛을 익힐 때까지…”

 

기름 온도 맞추는 법, 반죽 숙성 시간, 소 넣는 비율까지.

그는 손끝으로 느끼는 감각을 몸에 새길 때까지 물러서지 않는다.

 

“가르쳐주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찾아오면 마음이 약해집니다.

정말 힘든 사람들이 많아요. 이걸로라도 먹고살게 해주고 싶어요.”

 

이 집 호떡이 특별한 이유는 기름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름은 절대 다시 안 씁니다. 매일 아침 새 기름으로 시작합니다.”

재료를 절대 이월하지 않는다.

장사가 끝나면 청소하시는 분들이나 단골 손님들에게 기꺼이 나눈다.

 

“장사는 끝나고 집에 갈 때 기분이 좋아야,다음 날 문 열 때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의 철학이 호떡 맛에도 그대로 배어 있다.

주말이면 대구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전체의 40%에 달한다.

 

차 사장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대경선이 개통됐으니, 이제는 기차 타고 오는 손님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대경선 타고 왜관역에 내리면 이곳까지 걸어서 10분입니다.

기차 타고 호떡 한 장 먹으러 오는 재미, 괜찮지 않습니까?"

 

지난 10일, 김재욱 칠곡군수도 이곳을 직접 찾아 차 사장을 격려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차 사장을 한참 바라보던 김 군수는 호떡을 받아들고 한입 베어 물었다.

바삭한 식감과 속 가득 찬 달콤한 소의 조화에 미소가 번졌다.

 

“30년 넘게 한자리에서 정직한 손맛으로 왜관의 명물이 된 웰빙왕호떡은 우리 칠곡의 자랑입니다.”

김 군수는 차 사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앞으로 대경선과 U자형관광벨트를 연계해 더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을 수 있도록

칠곡군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기름솥 앞에 선 30년 세월.

오늘도 차태일 사장은 새 기름을 붓고, 기름 온도가 딱 맞기를 기다린다.

정성스럽게 반죽을 빚는 그 손끝에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장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

배너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상혁

기본과 상식에서 벗어나면 전부 거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