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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

이·통장 건강검진비까지.. 먼저 돌아봐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

- 누구를 지원하느냐보다 누구부터 챙겨야 하는지 살펴야
- 이대로면 구미시민 전체 건강검진무료화 해야할수도.. 포퓰리즘 우려

[팩트신문 = 이상혁 기자]

구미시의회에서 김재우 의원 등이 추진한 이·통장 건강검진비 지원 개정안이 보류됐다.

건강검진을 지원한다는 취지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시민의 세금으로 특정 직군에 새로운 혜택을 더하는 문제라면 취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왜 이·통장이 먼저인가.

이·통장은 이미 활동에 따른 수당을 지급받고 있다. 그런 이들에게 건강검진비까지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했다면, 그보다 먼저 아무런 대가 없이 지역사회를 위해 몸으로 뛰는 사람들을 돌아봤어야 했다.

 

구미에는 이름도 없이, 대가도 없이 현장을 지키는 수많은 봉사자들이 있다.

자율방범대원들은 밤늦은 시간 골목과 우범지역을 순찰한다. 각종 행사와 교통 현장에서는 달리는 차량 옆에 서서 사고 위험을 감수하는 봉사자들이 있다. 재난이 발생하면 생업을 내려놓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새마을단체를 비롯해 헌병전우회와 여러 민간 봉사단체가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누가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니다.

기름값을 쓰고 차량을 내놓는다. 휴일을 반납하고 가족과 보내야 할 시간을 내놓는다. 한여름 뙤약볕과 한겨울 추위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고, 때로는 악취와 먼지 속에서 쓰레기를 치우며 사고 위험까지 감수한다.

 

그런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은 누가 먼저 챙겼는가.

안전장비는 충분한지, 활동 중 사고가 발생했을때 제대로 보호받는지,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서 아닌가.

 

봉사자들은 대부분 요구하지 않는다.

지원이 부족하면 자기 돈을 보태고, 사람이 부족하면 주변 사람을 불러 현장을 채운다.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는다고 어려움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지방의원이라면 이런 사람들을 먼저 찾아야 한다.

 

특히 이·통장은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고 지역사회에서 상당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위치에 있다. 선거에서도 정치적 중립이 엄격하게 요구되는 이유가 있다.

 

현재가 선거철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선출직 의원이 특정 직군을 대상으로 혜택을 계속 확대할 경우 시민들 사이에서는 훗날 선거를 염두에 두고 인심을 얻기 위한것 아니냐는 시선이 생길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실제 발의 의원들에게 그런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렇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정치는 무엇을 의도했느냐만큼 시민들에게 어떻게 비칠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주민들과 접점이 넓은 특정 직군을 대상으로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새로운 혜택을 만들때는 필요성과 형평성을 더욱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김재우 의원 등 발의 의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이·통장 건강검진비를 고민하기 전에 지역의 봉사 현장을 먼저 살펴보기 바란다.

밤길을 순찰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차량 옆에서 교통봉사를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재난 현장에서 장화를 신고 진흙탕으로 들어가는 봉사자들에게 무엇이 가장 힘든지 물어보라.

그들이 어떤 지원을 받고 있으며 무엇을 자기 돈으로 해결하고 있는지도 살펴보라.

그 이후에도 이·통장 건강검진 지원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근거를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추진하면 된다.

 

의정활동에는 분명 순서와 때가 있다.

잘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는 곳을 먼저 살피고, 요구하는 사람보다 말없이 감당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찾아내는 것이 지방의원이 해야할 일이다.

 

이번 개정안의 보류가 단순히 다음 회기에 다시 상정하기 위한 기다림이 되어서는 안된다.

자율방범대를 비롯한 각종 봉사단체의 안전과 처우, 활동비와 보험, 건강지원 실태부터 제대로 들여다보길 바란다.

봉사는 공짜가 아니다.

누군가의 시간이고, 누군가의 돈이며, 때로는 누군가가 감수하는 위험이다.

그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이미 수당을 지급받는 특정 직군의 혜택부터 하나씩 더 얹는다면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이·통장을 돕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누구를 먼저 살펴야 하는지, 시민 세금을 어디부터 써야 하는지 순서를 바로 세우라는 것이다.

좋은 정책도 순서를 잘못 잡으면 특혜로 보일수 있고, 좋은 취지도 반복되면 선심으로 오해받을수 있다.

 

구미시의원들이 가장 먼저 바라봐야 할 곳은 가까이 있고 목소리 큰 곳이 아니라, 어렵고 위험한 현장에서 말없이 지역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시민들의 자리다.

그 순서를 아는 의정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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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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