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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설

[기획칼럼 2탄] 새마을회장이 자원봉사센터장을 겸직? 위법·위선·위험 3중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 행정과 봉사의 경계 무너뜨린 겸직, 지방권력의 민낯 드러나다
- 새마을회: 새마을운동조직육성법 / 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팩트신문 = 이상혁 기자]

자원봉사센터는 이름 그대로 공공성과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조직이다.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제19조에 따라 각 지자체가 설치·운영하며, 위탁운영이 가능한 공공기관이다. 이 센터는 재난 발생 시 긴급 대응,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봉사활동 연계, 청소년·노인·취약계층 대상 프로그램 운영 등 각종 행정복지의 실무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때문에 센터장의 자격은 단순히 명예직이나 행사용 자리가 아니라, 공공성과 경험, 조직관리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실제로 전국 자원봉사센터의 센터장은 비영리 조직에 대한 이해와 운영 경험, 자원봉사 관련 실무 경력 또는 기획·관리 능력,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자세, 행정기관과의 협업 능력 등을 갖춘 사람이 맡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미지역에서는 새마을회장이 자격을 갖추지 못한채, 자원봉사센터장을 겸직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자원 낭비뿐 아니라, 헌법적 질서와 행정의 중립성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일탈이다.

 

 

"자원봉사센터장의 자격조건은 다음과 같다.

①법 제19조의 규정에 의한 자원봉사센터 장의 자격요건은 다음과 같다.

1. 대학교의 자원봉사 관련 학과에서 조교수 이상의 직에 3년 이상 재직한 자

2. 자원봉사단체ㆍ자원봉사센터 또는 사회복지기관ㆍ시설ㆍ학교ㆍ기업에서 자원봉사 관리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자

3. 5급 이상 퇴직공무원으로서 자원봉사업무 또는 사회복지업무에 3년 이상 종사한 자

4.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자원봉사 관련 시민사회단체에서 임원으로 10년 이상 활동한 자

②자원봉사센터 장은 공개경쟁의 방법에 의하여 선임한다.

③지방자치단체는 자원봉사센터 장의 선임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하여는 조례로 정한다."

 

새마을회는 분명히 역사적 상징이 있는 민간 조직이다. 그러나 그 성격은 민간단체이며, 내부적으로는 특정 정권의 이념을 공유하고 공무원 사회와 밀착된 위계질서로 움직인다. 본래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은 실종되고, 오늘날의 새마을회는 예산 따먹기와 행사 반복, 그리고 보조금에 기대어 살아가는 관변단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그런 가운데, 새마을회장이 자원봉사센터장을 겸직하게 되면 자원봉사센터의 중립성이 무너진다. 봉사활동은 특정 단체에 휘둘려선 안되지만, 행정이 사유화될 위험이 있다. 혹여 공무원들과 유착된 새마을조직이 자원봉사센터를 하청업체처럼 전락시키는 일이 벌어지며, 시민 중심의 봉사활동이 행사 중심, 회장 중심으로 흐르게 된다.

 

실무 부서 또한 왜곡된 충성 구조에 물들게 된다. 새마을회장의 수족처럼 움직이는 일부 공무원과 새마을회 직원들이 정작 봉사센터의 독립성과 시민 중심 운영은 무시한채 회장 중심으로 줄서기에만 몰두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위탁예산이 특정 단체를 위해 전용되거나, 봉사 프로그램이 형식화될 위험도 커진다. 결국 피해는 시민들의 몫이다.

 

국가적으로도 이런 겸직은 용납되지 않는 구조다. 다수의 시·군 지자체에서는 이미 새마을회와 자원봉사센터는 조직과 기능이 달라 인사 겸직은 부적절하다는 판단 하에, 센터장 공개채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이나 선진 자치단체일수록 위탁운영의 독립성, 시민사회의 참여성, 봉사활동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새마을회장 출신 인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방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겸직 강행은 명백히 잘못이다. 이는 지역 권력자들이 봉사의 이름을 사유화하고, 시민단체의 자율성을 침해하며, 나아가 지역사회를 자기 사람 만들기의 전시장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이에 왜 공무원은 침묵하는가. 왜 새마을회 직원은 행정의 상급자인 양 군림하는가. 왜 자원봉사센터장은 시민을 위한 봉사보다, 회장과 관련공무원의 눈치보기에 급급한가.

 

자원봉사센터는 자율적이고 중립적이며 시민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 새마을회는 스스로 역할을 되짚고, 센터장직에서 손을 떼야 한다. 지금 당장, 봉사 정신을 훼손하는 겸직을 중단하라. 이것은 직제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자치의 양심과도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다. 더 늦기 전에 정리돼야 한다.

 

"3편에선 최근에 일어났던 새마을회 각동별 횡령사건을 다루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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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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